[KJtimes=김승훈 기자]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페이스북이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실적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이 냉담하다. 실적발표 직후 주가가 7%나 추락했기 때문이다.
각종 악재에 휘말리면서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연내 신사업을 통한 성과가 가시화되면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210억8000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8% 상승한 2.56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208억9000만 달러, 2.53달러를 웃도는 수치였다. 또 순이익은 73억 달러, 영업이익은 88만6000억 달러(13.3% 상승), 월간 활성 이용자수도 전년보다 8% 증가한 25억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문별로는 광고 부문 매출액이 207억 달러로 24.6% 증가하면서 호조를 보였다. 전체 플랫폼(인스타그램, 왓 츠앱, 메신저 포함)의 ARPU(사용자당 평균 매출)는 8.5달러로 15.6% 상승했다.
전체 매출에서 98%를 차지하는 광고 사업 매출은 제품믹스 변화와 아시아 및 기타 지역 매출 비중 확대로 단가가 5% 하락했지만 전년보다 24.6% 상승하며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ARPU는 페이스북 뉴스, 인스타그램 스토리 및 피드 효과로 노출 횟수가 31% 증가하면서 늘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커뮤니티와 사업이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4분기와 연말 실적이 좋았다”며 “사람들이 서로 이어지도록 돕는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부담↑·성장률↓, 훼손되는 투자심리
하지만 페이스북은 양호한 실적을 내놓고도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무려 7% 떨어졌다. 비용 부담이 커진데다 성장률이 둔화된 영향이 컸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지출한 비용이 2018년 대비 51% 증가한 467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중 4분에 지출한 금액은 전년보다 34% 늘어난 122억이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2018년 45%에서 34%로 추락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3.7% 감소했다. 매출액 성장률도 전년도 37%에 비해 둔화된 2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페이스북 비용이 증가한 배경은 소송 관련 법적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페이스북은 지난해 7월 여론조사 업체에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건으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과징금 50억 달러를 부과받았다.
집단 소송에도 처한 상태다. 일부 이용자들로부터는 사전 동의 없이 사진을 자동 태그해 ‘프라이버시법’ 위반으로 일부 업계로부터는 반독점법 위반 이슈로 소송을 당했다. 이외에도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을 강화하는 인프라 구축에도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규제당국 압박과 정치권 비판도 투자심리 훼손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6월 자체 암호화폐인 리브라 발행을 추진하다가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단 이유로 규제당국의 반발을 사고 말았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페이스북의 정치 광고 허용 정책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는 중이다.
이 때문인지 페이스북은 지난해 적지 않은 금액을 로비에 사용해야 했다. 앞서 경제매체 CNBC는 페이스북이 지난해 로비 자금으로 전년보다 32% 증가한 1670만 달러(약 195억원)을 지출했다고 발표했다.
◆신사업 성과 연내 가시화 기대…악재, 우려할 수준 ‘NO’
상황은 이렇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주가 하락에 대해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란 시선이다. 규제 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투자심리는 악화됐지만 각종 규제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 확인되면 주가가 회복됐다는 것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광고 임프레션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해 광고 매출액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쇼핑과 결제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월간 MAU는 10억명에 달하며, 인스타그램은 최근 사용자들이 앱에서 브랜드 제품을 바로 구입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해 광고 외에도 이커머스 분야에서 수익모델이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단기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전자상거래와 간편 결제 같은 사업 다각화가 진행 중이며 연중 신사업들의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