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재수기자의 취재노트

[기자수첩] 세계 영화계 뒤흔든 ‘기생충’ 그리고 봉준호가 던진 ‘화두’

영화 ‘기생충’이 품은 오스카상이라는 찬란한 금자탑
양극화와 계급사회라는 모순과 불편한 진실 한 몫

[KJtimes=정소영 기자]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에 이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번 수상은 101년의 한국영화사는 물론 세계 영화사에도 한 획을 그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봉준호 감독이 세계 영화계에서 거장의 명성을 얻기까지는 예술적인 자질과 노력에 더 해 시대를 관통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영화 속에 투영한 결과가 맞아 떨어지며 세계 영화계를 뒤 흔들었다고 볼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는 불변의 법칙이 있다. 빈부 격차와 계급 사회 등 사회모순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풍자가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오스카상 4관왕을 안긴 기생충에도 이 같은 사회적 모순에 대한 비판 의식이 담겨져 있다.


기생충은 내용 면에서 현대사회 빈부격차 심화로 공고해진 계급 문제를 작품성과 오락성을 갖춘 블랙 코미디기법으로 구현, 전 세계인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세계 영화계를 강타했다.


즉 영화의 소재가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는 시대적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 황금종려상과 오스카상을 휩쓴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개인과 사회의 어두운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관통, 그 불편하고 아픈 갈등을 공론의 장에 내놓으며 세계인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생충은 고착화된 계급구조에서 부유한 기득권층을 국가의 시스템과 자원을 독식하는 더 큰 기생충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난한 사람은 구조적으로 남한테 의지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하찮은 기생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암울한 현재의 사회상을 절묘하게 투영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만든 과거 영화에서도 현대사회 개인의 욕망이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다. 그의 영화들을 보면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 작품인 영화 지리멸렬은 기득권층에 대한 비판과 조롱을, ‘설국열차는 계급과 차별이 만연한 현대 사회의 불편한 구조를, ‘마더는 모성애의 이중적인 단면을 다뤄 한국 사회와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으로 구조적 모순들을 들춰냈다.


우리가 기생충의 오스카상 4관왕에만 매몰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인이 왜 기생충에 열광하고 있는지, 봉준호 감독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그 본질의 메시지를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기생충이 품은 오스카상이라는 찬란한 금자탑에는 양극화와 계급 사회라는 모순과 불편한 진실이 한몫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