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당장 쓰지 않는 물품을 맡길 제3의 공간이 있다면 집의 크기나 물품의 양에 구애받지 않는 공간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공유 경제가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몇 년 전 부터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에 거주하는 1인가구와 캠핑, 골프, 자전거 등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을 겨냥해 필요한 기간만큼 물건을 맡길 수 있는 도시형 공유창고 개념의 셀프 스토리지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셀프 스토리지 시장이 연간 27조원, 일본은 6000억원의 규모를 형성할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국내는 아직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Self Storage Service)가 도입 초기 단계로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이런 가운데 오피스텔이나 원룸에 사는 혼족(혼자 사는 사람)들이 30%에 육박하면서 부족한 수납공간을 해결하기 위해 물품 보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가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에는 외국계인 엑스트라 스페이스 아시아, 다락 등 다수 업체가 시장에 진입해 성업 중이다. 최근에는 편의점, 주유소 등도 전국 체인망을 활용해 물품 보관 사업에 뛰어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7년에 설립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엑스트라 스페이스 아시아’는 한국,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주요 국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37여개 지점을 두고 있다. 국내는 2010년에 양재점을 시작으로 서울(압구정, 가산, 양재, 영등포)과 분당에 국내 최대 규모의 셀프 스토리지 시설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셀프 스토리지 협회(SSAA)의 유일한 국내 회원사인 ‘다락 (daLock)’은 2016년 문을 연 1호점인 휘문고점을 시작으로 서울 7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미니창고를 표방하는 다락은 보관 공간이 마땅치 않은 개인 물품이나 기업의 서류·비품 등을 보관해주는 셀프 스토리지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패스트파이브,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및 LG 플래그원 등 국내 대표적인 공유 오피스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다락에 따르면 현재 2600여명의 누적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그 중 70% 정도가 개인고객이다.
‘마타주’ ‘오호’ 등 국내 스타트업 셀프 스토리지 업체도 있다. ‘마타주’는 짐 보관 전문 애플리케이션으로 고객의 물건을 대신 수납해주는 공유창고형 보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인 BGF리테일과 손을 잡고 편의점 CU를 통해 4월부터 ‘마타주 셀프 접수’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타트업 기업 마타주에 따르면 기존에는 마타주 앱으로 신청하면 기사가 집으로 방문해 짐을 수거했지만 앞으로는 고객이 직접 CU 매장을 방문해 맡길 수도 있게 됐다.
마타주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 수거비는 박스당 7000원이었지만 CU 매장을 찾으면 3000원 수준으로 낮아진다”며 “장기 약정 시 30% 할인된다”고 전했다.
메이크스스페이스의 셀프 스토리지 업체 ‘오호’는 대기업 현대오일뱅크와 손을 잡고 집에 보관하기 어려운 짐들을 가까운 현대오일뱅크 주유소에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메이크스페이스가 2013년 ‘오호’라는 브랜드로 최초로 진출해 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메이크스페이스와 계약을 맺고 직영 주유소에서 ‘셀프 스토리지’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사는 우선 올해 상반기 중 서울 시내 5개 이상 주유소에 셀프 스토리지를 설치한 뒤 전국 직영 주유소로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홈플러스도 도심형 개인 창고 서비스 '더 스토리지 위드 홈플러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7월 50평 규모의 고양 일산점(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최근 2·3호점을 잇따라 개장했다.
2호점은 지난해 12월 26일 부산 서면점에, 3호점은 올해 1월 2일 수원 원천점에 각각 문을 열었다. 홈플러스 수도권 및 대도시 점포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개인 물품을 보관·관리해 주고 있다.
홈플러스측은 창고가 도심 대형마트에 있어 다른 스토리지 서비스보다 접근성이 좋은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향후 수도권과 대도시 점포 중심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처럼 셀프 스토리지 산업에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업체들 간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