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재수기자의 취재노트

[기자수첩]‘코로나19 시대’…유턴이냐, 남을 것이냐

돈보다 안전 선택해 불안한 해외생활 탈출 빈번
침체된 경제에 활력 불어넣은 일 급선무로 대두

[KJtimes=견재수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수만명씩 쏟아지고 있는 미국, 유럽 등에 거주하는 교민과 유학생들은 하루하루가 불안과 공포의 나날일 것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을 벗어나 돈을 벌어 성공하고 꿈을 펼치기 위한 목적으로 이들 나라로 이민이나 취업, 유학을 간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황은 급반전되고 있다. 외국 생활을 청산하고 국내로 유턴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최근 기자는 지인 A씨로부터 자신의 아들이 몇 년 전 중국의 유명 IT기업에 스카우트 돼 직장을 다녔었는데 몇 달 전 중국 생활을 접고 국내 대기업으로 이직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A씨에 따르면 중국 우한발 코로나19 확산 때 며느리와 손주는 한국으로 들어왔는데 아들은 직장 문제 때문에 계속 중국에 머물러 있었고 지난 7월 귀국했다.


그의 아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족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고 고액의 연봉을 포기하면서까지 국내 기업으로 유턴을 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이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바이러스 사태 이후 가족과 건강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스럽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고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유학생들 중에는 코로나19를 피해 국내로 들어왔다가 학업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해외로 출국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외국 대학으로부터 입학 승인을 받았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유학 여부를 망설이다가 포기하거나 마지못해 출국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두 달 전 취재를 위해 만났던 B씨 경우 미국과 영국에 유학 중인 아이들과 생이별 중이다. 큰 딸은 일본에서 취업 활동 중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국내 입국을 못하고 있고 아들은 유학 중인 영국 대학에서 최근 들어와서 수업을 받지 않으면 입학을 취소하겠다는 통보를 받고 부랴부랴 출국을 해야 했다고 한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은 코로나19 재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이들 지역에 직장이나 유학 때문에 남편과 자녀를 보낼 수밖에 없는 국내 거주 가족들은 근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하다못해 국내에서 마스크를 구입해 우편을 통해 보내기까지 한다. 국내에서는 바이러스로부터 가장 안전하다는 KF-94 마스크를 손쉽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지만 미국 등 외국에서는 KF등급의 보건용 마스크 가격이 너무 비싸서 바이러스 차단효과가 낮은 덴탈형 같은 일회용 마스크를 많이 쓰고 다니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가족들이 KF등급의 보건용마스크를 구입해 해외 가족에게 국제우편을 통해 보내지만 배송 과정에서 분실되는 사고가 빈번하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마스크 품귀 현상 때문에 배송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중간에서 마스크를 빼돌리는 사례가 잦다는 게 B씨의 전언이다.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마스크마저 자유롭게 보낼 수 없는 현실에서 보듯이 한국 내 코로나19 방역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한때 이른바 헬조선’(현실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과 절망, 분노가 드러난 단어)이라는 신조어가 유행을 할 정도로 청년층에게 한국은 희망이 없는 절망의 나라였다.



유능한 인재들은 해외기업으로 이직을 했고 먹고 살기 힘들다며 이민 행렬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시민의식이 높은 나라라는 인식을 새롭게 심어주고 있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최근 싱가포르인들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 가고 싶은 국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한국1위를 차지했다. ‘K-방역의 성공과 더불어 방탄소년단 같은 한류 열풍이 국내외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형 보건시스템은 이탈리아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잇따라 도입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코로나19 대응시스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중예술도 전 세계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영화제에서 우리나라 영화가 최고의 상을 수상하고 세계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음악시장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최고 순위와 음반 시장을 휩쓸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취업난과 경제침체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남은 숙제는 대외적인 성공요인을 통해 추락하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일 것이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