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소유’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공유경제’를 넘어 ‘구독경제’도 떠오르고 있다. 꾸준히 인구가 감소하고 소비패턴이 변화하면서 우리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는 중이다. 적지 않은 대기업들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구독경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전 산업에 번지는 ‘공유경제’가 일정기간 점유·소유권을 가지며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개념이라면 ‘구독경제’는 일정기간 회원권을 갖는 즉 돈을 먼저 지불하는 형태로 구분된다.
두 개념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혼용돼 활용되고도 있어 때로는 따로, 때로는 같이 공생하는 분위기다. 다만 구독경제는 공유경제와 달리 기존 생태계와 충돌이 없고 기존 비즈니스 확장형으로 적용되면서 기업에 안정된 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구독경제’ 대표 사례로는 ‘넷플릭스’가 꼽힌다. 국내에는 2010년 경 화장품업계부터 시작됐으나 현재는 영화나 음악 같은 미디어 콘텐츠에서 시작해 소비재, 내구재, 사치품, 공간, 서비스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美 구독경제시장, 7년 새 50배 성장 ‘쑥쑥’
구독경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맥킨지(McKinsey)에서는 미국 소매업체들의 구독 기반 매출 규모가 2011년 5700만 달러(약 635억원)에서 2018년 3월 기준 29억 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3년 전 세계 기업 75%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비혼과 맞벌이, 저출산, 1인 가구 증가가 구독경제를 확산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의 ‘구독경제 사업모델의 뉴트로 열풍’ 보고서에 따르면 운송 시스템 진보와 함께 가능해진 온라인 쇼핑 확장은 정기적으로 물건을 배송해주는 구독 경제 확산을 위한 토대가 됐다고 정의했다. 즉 물건을 사러 가는 시대에서 배달받는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고액으로 소품종을 소유하는 대신 소액으로 다품종을 사용하는 소비패턴 변화도 구독경제를 확산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저성장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소유보단 경험과 취향을 중시하고 소확행, 가성비를 추구해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경험을 함으로써 실속을 챙기는 성향으로 물건에 욕심내지 않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사람들이 물건을 소유하는 것을 짐이라고 생각해 미니멀리즘이 새로운 생활양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앞으로는 물건은 덜 구매하고 서비스를 더 많이 구독하게 될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환경이 구축되면서 ‘소유’가 아닌 ‘사용’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치열해지는 ‘구독경제’, “무제한 이용하고 정기배송 받고 빌려 쓴다”
구독경제 유형은 서비스 형태에 따라 크게 ▲무제한 이용형 ▲정기 배송형 ▲렌탈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무제한 이용형은 넷플릭스, 멜론 등 월정액을 받고 영상이나 음악 등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정기배송형은 주기적 구매하는 필수재나 서비스로 주로 화장품 등 소비재가 대상으로 꼽히고 렌탈형은 정기 배송형은 매월 사용 비용을 내고 빌려 쓰면서 케어받는 서비스로 정수기, 비데, 안마의자 등이 보편적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구독경제 경쟁이 심화되는 중이다. 무제한 이용형의 경우 OTT(동영상스트리밍 서비스) 시장만 놓고 봐도 지난해 11월 월트디즈니(디즈니+)와 애플(애플 TV 플러스)이 해당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넷플리스 아성을 바짝 쫓고 있다. 올해는 NBC유니버설과 워너미디어도 스트리밍 서비스 ‘피코크’와 ‘HBO맥스’를 각각 론칭할 계획이다.
정기배송형은 국내 시장에서도 그 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옥션은 연회비 3만원을 내면 적립금 3만7000원와 혜택을 제공하는 ‘스마일클럽’을 2017년 4월부터, 쿠팡은 월 2900원을 내면 가격에 상관없이 로켓배송 상품을 무료배송하거나 30일 이내에 무료로 반품할 수 있는 ‘로켓와우클럽’을 2018년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커머스업계의 회원제 운영이 성과를 보이자 오프라인 강자 롯데쇼핑도 지난해 7월 통합 이커머스 서비스 롯데ON을 통해 유료회원 서비스 ‘롯데 오너스’를 선보였다. 매달 2900원의 회비를 내면 롯데쇼핑 7개 계열사에서 할인과 무료배송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