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지난 3월 1일 오전 10시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말박물관에서 김서영 작가의 초대전 '바람을 달리다'가 개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발길에 모래가 튀어오를 만큼 역동적으로 달리는가 하면, 한 그루 나무처럼 바람에 갈기만 흩날릴 뿐 미동도 없이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기도 하다. 질주하거나 가만히 서 있는 말 모두 우아한 분위기를 풍긴다.
작가가 주로 화폭에 옮긴 말의 품종은 웜블러드 계열의 승용마로 추정된다. 골격이 크고 어깨와 가슴이 발달한 유럽의 하노버리안, 루시타노 같은 품종을 떠올리게 한다. 이들은 성격이 차분하고 동작이 아름다워 주로 마장마술에 활용된다.
말의 주요 모색(毛色)으로 채택한 백색 계열의 색조는 말의 신비로운 이미지를 한층 더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신화와 이야기에서도 확인되는 바와 같이, 백마는 사람들의 마음에 고귀함과 신성함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더해 작품 속 배경을 희미하게 표현함으로써 화면에 유일하게 등장하는 백마는 마치 종교화에 등장하는 신의 메신저처럼 느껴진다. 시인 노천명이 관이 향기로운 사슴을 노래한 것과 같이 작가 김서영에게 백마는 자아를 높은 곳으로 이끄는 존재임을 짐작케 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 거대한 몸집과 유연한 움직임을 지닌 말과의 첫 만남을 경이로움과 두려움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삶을 관조하는 나이에 다시 붓을 들어 그 기억을 화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평안, 자유, 열정, 꿈 등 다양한 감정이 더해진 말 작품들이 시리즈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고 전한다.
삶은 치열하고 때로는 숨이 멎은 듯 적막하지만 그 여정을 이끄는 지혜와 진리의 빛이 내내 꺼지지 않으리라는 작가의 희망을 말의 이미지 속에서 읽을 수 있다.
전시는 4월 13일까지 열리며,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벚꽃 야간경마 기간(4월4일~4월 13일) 중에는 금요일과 토요일 개관 시간이 12시로 변경된다.
◆중동에 울려 퍼진 '코리아'… 글로벌히트 알 막툼 클래식 3위 기록!
한국시각 오늘 새벽 1시35분(두바이 현지시각 1일 20시35분)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 현지 아나운서가 연신 '코리아'를 외쳤다. '글로벌히트'와 함께 '코리안 자키(jockey) 혜선킴'의 이름도 들려왔다.
'글로벌히트'는 지난달 알 막툼 챌린지에 출전해 8위를 기록했던 기억을 설욕하듯 이번 알 막툼 클래식(G2, 2000m, Dirt)에서는 출발 게이트를 빠르게 이탈하며 선행에 나섰고 경주 중후반까지 선두에서 경주를 이끌었다.

결승선을 400m 남겨두고 최고 인기마이자 국제 레이팅 113의 '임페리얼엠퍼러'가 가공할 속도로 추입을 시작했고 선두를 차지한 후 빠르게 거리를 벌리며 결승선을 향해갔다. 결승선 직전 '아토리우스'에게 간발의 코차로 밀린 '글로벌히트'는 아쉽게 3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킹골드', '카비르칸', '카리브' 등 인기마들을 모두 제치고 차지한, 경주마도 기수도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당당한 3위였다.
경주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김혜선 기수는 마치 동메달을 따고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국가대표 선수처럼 "2위를 할 수 있었는데 제 불찰로 3위에 머문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며 "하지만 제가 그동안 느껴왔던 '히트'의 잠재력을 세계 무대에 보여준 기회였고, 저 또한 한국경마의 가능성을 몸소 느낀 계기가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