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30 (목)

  • 맑음동두천 22.6℃
  • 구름많음강릉 18.6℃
  • 맑음서울 22.9℃
  • 흐림대전 20.8℃
  • 흐림대구 18.0℃
  • 흐림울산 15.1℃
  • 흐림광주 17.9℃
  • 흐림부산 16.6℃
  • 구름많음고창 17.4℃
  • 흐림제주 16.3℃
  • 맑음강화 20.4℃
  • 흐림보은 19.1℃
  • 흐림금산 19.4℃
  • 흐림강진군 17.3℃
  • 흐림경주시 16.3℃
  • 흐림거제 16.0℃
기상청 제공

탈(脫)플라스틱 시대…한국 석유화학의 새로운 길을 찾다

'탈플라스틱 시대의 국제외교 및 국내 산업 전환 전략' 토론회 눈길
"국내 석유화학, 과잉 공급 벗어나 녹색 전환 속도 내야" 의견
침체된 석유화학산업, 친환경·고부가가치 전환으로 활로 모색



[KJtimes=정소영 기자]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감축 협상을 앞두고 국내에서 지난 24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산업계의 생존과 기후 대응이 더 이상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접근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에 시민사회, 정부 부처, 정치권, 그리고 산업계의 의견이 모였다. 

오는 8월 제네바에서 개최될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 속개회의(INC-5.2)에서 1차 플라스틱(폴리머·플라스틱 원료) 생산 감축이 핵심 쟁점으로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 또한 과잉 생산 문제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차 플라스틱 생산 감축, 국제사회 핵심 쟁점 부상

이학영 국회 부의장, 이재정 의원, 기후솔루션은 이날 '탈플라스틱 시대의 국제외교 및 국내 산업 전환 전략'을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외교부, 환경부, 기후단체, 산업 협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위한 한국 정부의 국제외교 및 산업 전환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8월 제네바에서 열리는 INC-5.2 회의가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 협약 초안을 조율하는 사실상 마지막 공식 회의라는 것이다. 이 회의에서는 1차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미 유럽연합(EU), 태평양 도서국, 케냐, 파나마 등 다수 국가는 감축 목표를 협약에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담은 '니스 선언'은 지난 6월 95개국의 지지를 받았다.

◆소극적 국내 논의 지적…'외형만 진보적' 비판도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문제를 기존의 폐기물 관리 중심에서 벗어나, 생산 단계에서의 근본적인 감축으로 논의를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논의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석유화학 부문은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10%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2022년 '고위 공약 연합(HAC)'에 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축 목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외형만 진보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플라스틱 생산 감축은 단순히 기후위기 대응을 넘어,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적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 전략으로서도 중요성이 강조됐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글로벌 공급 과잉과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는 범용 플라스틱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기후솔루션 신유정 변호사는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위한 ‘산업 전략’과 ‘외교 전략’의 병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외교 전략 차원에서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국제 협상에서 적극 지지함으로써 중국·중동 등 주요 생산국의 신규 설비 확대를 간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산업 전략 차원에서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생산 구조를 합리화하고 녹색 전환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플라스틱 오염피해국과 산유국이 모두 있는 복잡한 지역이지만 규범적 리더십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부처 간 긴밀한 협의와 협상 역량을 투입해, 아태 지역에서의 한국이 리더십을 확보하고 국제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및 산업계, 정부 지원 통한 산업 전환 촉구

패널로 참여한 그린피스 김나라 캠페이너는 “전 세계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해, 쓰레기 처리만으로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100여 개 국가가 지지하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성안과 이행에 참여해야 한다”며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전 세계 4위의 에틸렌 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주요 생산국으로서, 이러한 협약이 성안될 경우 기업의 변화와 준비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보연 국제사업팀장은 “유해화학물질은 재활용을 통해 순환되고 있으며, 그 위험은 오히려 더 장기화돼 생산 감축 없이는 본질적 해결이 어렵다”며 “한국 정부는 구속력 있는 감축 정책 및 목표와 이행 전략을 제시하는 주도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넥스트 김수강 연구원은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수출경쟁력이 하락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내수시장도 인구감소와 소비감축 정책으로 축소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정·재활용 원료 전환을 위한 시장 기반과 정책 유인이 시급하다”며 “유럽의 ‘청정산업딜’처럼 명확한 전환 계획을 세운 기업에 보조금·대출·세제 혜택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계 패널인 한국화학산업협회 김대웅 지속가능경영본부장은 석유화학 산업이 공급과잉과 국제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며 “범용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고기능성 수지, 재활용 원료 기반 소재 등 친환경 고부가 제품으로의 전환을 위해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나, 시장과 제도 기반의 뒷받침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저탄소 기술 실증, 설비 전환, 인증 기반 마련 등에서 재정·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산업의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 국제 협상 성안 노력 및 국내 정책 조화 강조

정부 부처에서는 전지구적 규모의 협상을 성안 단계로 끌고 가는 것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외교부 박꽃님 녹색환경외교과 과장은 “국제 협약 협상 과정이 미국과 중동국가 등이 생산에 대한 조항이 담기는 것에 반대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데, 가능한 많은 국가가 동의할 수 있고 의견을 합치할 수 있는 공감대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이 지향하는 방향과 기업이 고민하는 방향이 일치하고 있는 것, 그리고 산업계가 저가범용 플라스틱에 대한 대체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전지구적 규모의 협상이 시작됐고 이것을 성안하는 과정 자체가 정부와 산업에 강한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부 이정미 자원순환정책과 과장은 “EU 등 국제사회에서 플라스틱을 포함해 다양한 환경 규제가 제정·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산업계와 어떻게 협력해서 지원하고 준비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INC-5.2 협상에서 다뤄지는 여러 주제와 관련해서도 국제적 논의 흐름과 국내 정책이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듯 여건이 성숙된 만큼, 기존 대책과는 달리 새 정부의 탈플라스틱 로드맵에는 전주기적 관점을 아우르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좌장을 맡은 부경대학교 법학과 박종원 교수는 “모든 국가가 찬성할 수 있는 '약한 규제'를 만들 것이냐, 100여 개 국가가 원하는 '강한 플라스틱 규제안'을 만들 것이냐가 주요한 쟁점인 상황“이라고 짚으며 “플라스틱 대량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주최와 축사를 맡은 이학영 부의장은 “문제는 플라스틱 제품이 과잉 생산되고, 또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서는 불필요하고 대체가능한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는 줄여 나가는 '탈플라스틱' 정책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플라스틱 생산으로 인한 탄소발자국과 오염 문제를 줄이면서도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할 길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고 덧붙였다. 
 
이재정 의원도 "플라스틱 탄소발자국과 오염 문제의 해결은 우리 앞에 놓인 당면 과제"라며 "이재명 정부는 '탈플라스틱 로드맵' 수립을 공약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탈플라스틱이라는 국정 기조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국제사회의 공동 과제 해결에 함께 발맞추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후솔루션에서 발간한 ‘탈(脫)플라스틱 외교 및 경제 전략: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 감축과 국내 산업 전환 지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1차 플라스틱 생산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3%를 차지하며, 이 수치가 2050년까지 세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 또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경쟁 심화로 구조적 침체에 직면해 있으며, 범용 플라스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혁신해야 지속가능한 생존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기후솔루션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1차 플라스틱 생산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3%를 차지하며, 이 수치가 2050년까지 세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전 지구적 감축 목표 설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갖고 협약의 규범 설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동시에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녹색 전환을 위한 재정 투자를 확대하고 배출권 유상할당 확대로 그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너

글로벌 공정시장

더보기
[회장님은 법원에③] 조세포탈 혐의에 휘말린 오너들, 위협받는 그룹의 미래
[KJtimes=김은경 기자] 기업의 평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지만, 오너 한 사람의 일탈로 무너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조세 포탈 혐의로 재판정에 섰던 오너들 가운데 상당수는 사건이 잊히길 기다리듯 조용히 모습을 감춘다. 그러나 이들의 법적 분쟁은 아직도 기업 경영의 깊은 곳에서 흔들림을 만들고 있으며, 공적 책임 대신 관대한 판결이 이어지는 동안 '오너리스크'는 더욱 구조화되고 있다. <kjtimes>는 최근까지 공개된 판결과 마지막 보도를 기준으로, 그 이후 별다른 진척 없이 방치된 오너들의 법적 문제를 검토하며, 이로 인해 기업이 어떤 리스크를 안게 되었는지 짚어본다. ◆"무죄 판결 이후 이어진 침묵"구본상 LIG그룹 회장 구본상 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금 신고가 부정확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조세 채무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구본상 회장의 경우처럼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수백억~수천억대 세금이 걸린 거래를 할 때, 실질 가격 평가와 세금 부과를 어떻게 엄격히 할 것인가, 단지 서류가 아니라 실질을 기준에 두는 공정

코로나 라이프

더보기
"식약처 공문 믿었다가 돈 털린다"…식품업계 노린 신종 사칭 사기 확산
[KJtimes=김지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사칭한 위조 공문으로 식품업계를 겨냥한 사기 시도가 발생하면서 기업 피해 리스크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특히 법 개정을 빌미로 장비 구매를 강요하는 방식이 실제 행정조치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일부 식품 제조업체 등을 대상으로 '식품위생법 개정'을 내세운 위조 공문서가 유포되고, 이를 통해 특정 장비 구매를 유도하는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칭 범죄는 ATP측정기, 온습도 측정기 등 위생 관련 장비를 의무적으로 구비해야 하는 것처럼 안내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더 나아가 특정 업체를 지정해 구매를 유도하고 입금을 요구한 뒤, 추후 환급해주겠다고 속이는 전형적인 금전 편취 수법까지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 사칭+금전 요구' 결합…기업 대응 실패 시 피해 직결 이번 사기의 핵심 리스크는 위조 공문과 전화·문자 안내가 결합되면서 실제 정부 행정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공문 형식을 갖춘 문서에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되거나, 위생점검을 언급하며 계약과 입금을 요구하는 경우

현장+

더보기
[현장+] 장바구니가 사라진 시대…“장보러 갔다가 빈손으로 나와요”
[KJtimes=김봄내 기자] # “뭐라도 사야 하는데, 이 가격이면 그냥 나가게 되더라.” 서울 동대문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직장인 권정미씨(29⸱여⸱가명)는 장바구니를 들고 입구를 들어선 20분 뒤 아무것도 사지 못한 채 그대로 계산대를 지나쳐 나왔다. 그녀의 손에는 장바구니 대신 휴대폰만 남아 있었다. 장보기는 끝났지만 구매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 “예전에는 장을 보면 일주일이 해결됐는데 지금은 하루치도 버거울 때가 있다.” 서울 용산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서민정씨(41⸱여⸱가명)는 예전에는 고민이 ‘뭘 더 살까’였다면 지금은 ‘뭘 빼야 하나’ 고민이라고 푸념했다. ◆ “카트는 채워지지 않고 계산만 늘어난다” # “마트 가면 다 사고 싶다가도 계산하면 다 내려놓게 된다. 이제는 장보러 가는 게 아니라 ‘얼마나 안 살 수 있나’ 시험하는 느낌이다. 서울 양재동 한 마트에서 만난 자취생 차유미씨(22⸱여⸱가명)는 장바구니에 넣고 다시 빼는 시간이 제일 길고 결국 라면만 산다며 한숨을 쉬었다. ‘카트는 채워지지 않고 계산만 늘어난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장바구니는 가득 차지 않고 소비자는 더 빨리 포기하는

탄소중립리포트

더보기
"난방 때문에 태양광 전기 버려진다"…LNG 열병합발전의 '불편한 진실'
[KJtimes=견재수 기자]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는 에너지 전환 국면에서, 그간 고효율 설비로 평가받던 LNG 열병합발전이 오히려 태양광과 풍력의 계통 수용성을 저해하는 ‘경직성 자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은 16일 이슈브리프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는 LNG 열병합발전」을 통해, LNG 열병합발전의 운영 구조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시대의 발전 설비 기준이 과거의 ‘효율성’에서 ‘유연성’으로 이동해야 함을 강조하며, 전력 계통 운영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 재생에너지 밀어내는 '열제약 발전'...계통 경직성 심화 보고서에 따르면 LNG 열병합발전은 열 수요가 발생하면 전력 수요와 관계없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특히 전력 수요는 낮고 태양광 발전량은 많은 봄·가을철 낮 시간대에, 열 공급 유지를 위해 가동되는 가스발전(열제약 발전)이 재생에너지가 들어갈 자리를 선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솔루션은 실제 계통 운영 사례를 통해 이러한 충돌을 증명했다. 2025년 3월 9일 오후 1시 기준, 육지 재생에너지 출력제

증권가 풍향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