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포스코 친환경 기업 가면' 찢었다…"인체에 치명적인 독가스 방치"

노웅래 의원 "광양제철소, 제2차 세계대전 독일군이 사용한 독가스인 ‘시안가스’ 유출"
‘시안가스' 포함된 코크스 가스에 장기간 노출된 근로자, 직업성 암 발병…지역민도 고통
강은미 의원 “2020년 대기오염물질 배출 1, 2위 기업에 포스코 광양제철소·포항제철소”


-노웅래 의원이 지난달 광양제철소 시안가스 유출과 관련해 현장 방문 당시 모습.(사진=노웅래 의원실 제공)


[kjtimes = 정소영 기자] '포스코, 국제 철강•비철금속 산업전에서 친환경 3大 브랜드 제품•기술력 선보인다’, '포스코의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도전과 기회를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수소환원제철 포럼’, '포스코, 친환경에너지용 강재 브랜드 ‘그린어블(Greenable)’ 론칭’, '글로벌 철강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그린철강 시대 주도' 


포스코 홈페이지에 개설되어 있는 ‘뉴스룸’에는 포스코의 비전과 미래를 반영한 이 같은 홍보 글들이 즐비하다. 해당 글들의 제목과 내용만 놓고 본다면 포스코는 탄소중립, ESG경영을 선도하는 글로벌 친환경기업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포스코는 어떨까. 국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1위(광양제철소), 2위(포항제철소)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최악의 반환경적 기업일 뿐이다.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장기간에 걸쳐 유해물질에 노출돼 암 등 각종 직업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고, 제철소 인근 주민들 역시 제철소에서 날아오는 미세 분진 등 오염물질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주민들 중 상당수는 암 등 희귀질환에 걸려 숨지거나 건강 악화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9월 25일 광양제철소 독가스 유출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던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광양제철소 땅바닥에는 흙대신 온통 시커먼 석탄가루와 쇳가루가 뒤덮여 비산먼지 문제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야적장에 있는 석탄, 철광석 더미 10개 중 6~7개는 덮개가 없어 바람이 불면 먼지가 날릴 수 있는 상태였다”고 제철소 내 실태를 전했다. 


노웅래 의원에 따르면 광양제철소는 최근 3년간 최소 18명의 노동자가 숨질 정도로 산재 문제도 심각하다.



-노웅래 의원이 광양제철소 인근 온동마을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사진=노웅래 의원실 제공) 


이러한 상황은 비단 제철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광양제철소 앞바다의 묘도 온동마을은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산물질 등으로 인해 창문을 열어둘 수도 없고 검은 비가 내려서 마당은 물론 농산물에도 철가루 등 이물질이 빼곡이 박혀있는 일명 ‘쇳가루’마을로 불릴 정도로 피해를 직격으로 받고 있었다.


노웅래 의원은 "주민들은 저에게 빗물 통에 잔뜩 쌓인 시커먼 물질을 보여줬다”며 "주민들은 제철소의 비산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거나 이주대책을 세워달라고 하소연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 마을에서는 1987년 광양제철소가 생긴 이래 200여 주민 중 26명이 암 등 희귀질환으로 사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암환자 비율보다 3배 높은 수치다. 그런데도 온동마을은 행정구역상 광양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2019년 주민건강영향조사에서 빠졌다. 


노웅래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포스코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사용한 독가스인 시안가스가 유출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과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웅래 의원실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채취한 BET 슬러지를 한국환경공단 등 공인시험인증기관 2곳에 분석 의뢰한 결과, 최대 1037.5ppm의 시안이 검출됐다. 이는 시안에 의한 토양오염 우려기준의 500배가 넘는 수치이다.


BET 슬러지는 지정폐기물로 분류된 독성 찌꺼기로 페놀, 시안 및 각종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연간 1만 9000톤 가량 발생하는 BET 슬러지를 코크스 오븐에 재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수십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복지공단은 2021년 3월 코크스 오븐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시안가스가 포함된 코크스 가스에 장기간 노출된 근로자에게서 발병한 폐암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다.


고용노동부에 확인한 결과, 그간 코크스 오븐 공정에서 시안가스를 측정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코크스 오븐 공정에서 작업중이던 근로자 중 암 환자가 발생해 왔지만,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노웅래 의원은 “국민 기업인 포스코는 1년에 수십억원의 비용 절감을 위해 근로자와 지역주민을 독가스인 시안가스에 노출시켜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정부는 속히 포스코에 대한 환경부·노동부의 합동조사를 실시해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의 확실한 대응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5일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은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포스코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문제를 지적했다.


강은미 의원은 “2020년 대기오염물질 배출 1, 2위는 포스코 광양제철소·포항제철소”라며 저감대책 이행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될때 마다 환경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포스코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은 기후변화, 미세먼지, 폐기물, 화학물질 등 환경 이슈에 주도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고, 사업장 환경관리는 친환경 생산공정과 최적방지기술 적용으로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대기오염물질 배출 최악의 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은미 의원은 “작년 국감에서도 지적했던 사항인데 전국 직장가입자 대비 포스코에 근무하는 여성은 9개, 남성은 8개 암 질환에서 발병율이 높고,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백혈병, 신장암, 중피 악성신생물 질환 발병률이 높다”며 “이런 질환(암)은 제철소 코크스 취급 공정 등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 내부 노동자 건강문제와 더불어 굴뚝으로 배출되는 대기환경영향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가 제출한 최근 2017년부터 올해 초까지 굴뚝 TMS 초과배출행정처분 현황은 총 5건이다. 포항제철소의 경우 대부분 질소산화물 기준 200ppm을 3회연속 초과하여 개선명령을 받았고 광양제철소는 황산화물 기준과 먼지 기준을 초과해서 개선명령 받았다. 초과부담금으로 총 2억 6천750만원을 납부했다. 올해도 광양제철소는 초과배출로 개선명령을 받을 예정이다.


포스코는 ESG 경영,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시민 같은 이미지 광고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릴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자세로 제철소 노동자들과 주변 지역민의 건강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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