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확진자 수에 이어 위중증 환자와 중증 병상 가동률도 증가 추세를 보이며 코로나19 겨울철 재유행 진입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365명으로 지난 9월 28일(375명) 이후 40일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여름 재유행 때인 8월말 기준 591명에서 정점을 찍고, 계속 감소해 지난 10월22일 196명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 수가 늘었다. 이에 따라 위중증 환자 수도 뒤따라 증가중이다.
◆위중증 환자 수 증가에 '병상 가동률' 높아져
7일 17시 기준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28.7%(1573개 중 452개 사용)로, 아직 안정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중순 15%대에서 점차 늘어 어느새 30%대다. 이와 관련 정부는 증가 추이에 따라 병상 수를 조절하고 있다. 정부는 여름 유행에 따른 위중증 환자 수가 정점에 가까웠을 때 중증 병상 수를 최대 1848개로 늘렸다가 유행이 감소하면서 차츰 병상 수도 줄었다.
관련 업계는 "올겨울의 경우 코로나19뿐 아니라 독감, 메타뉴모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할 전망이다"며 "병상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이같은 겨울 재유행 우려에 대비, 전담 병상뿐 아니라 경증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일반격리병상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독감인줄 알았는데…" 코로나19 양성 나와 당황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모씨는(52세) 최근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난 뒤, 친적의 돌잔치에 참석했다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씨는 독감예방주사를 맞기 전이라 독감일 것 같다는 주변의 충고에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증상으로는 독감과 비슷했으나, 코로나19 증상과 흡사하다며 검사를 받았고 '양성'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몇년전 독감에 걸렸었다. 열보다는 목이 붓고 아프고 기침과 함께 근육통이 심하게 왔었다. 이번에도 독감이라고 생각했는데 병원에서 코로나19 증상이라고 해서 당황했다"며 "증상이 비슷해서 이제는 코로나와 분간이 안간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도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독감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코로나 환자와 독감환자의 증상을 두고 인터넷에서 다양한 '정보'들이 오가고 있다. "독감인줄 알았는데, 코로나였다"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코로나19라고 생각했는데, 독감이었다"는 사람도 많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0월23일~29일(44주차) 사이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 당 9.3명이다. 직전 주보다 22.4% 증가했으며,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감도 무시할 수 없다. '트윈데믹'은 독감이 유행하면서 코로나19 환자와 독감 환자가 동시에 급증하는 현상을 말한다. 독감 역시 대규모 유행 가능성이 있는 데다, 고령자, 어린이, 임신부, 폐·심장질환자,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은 독감에 의한 합병증 발생 위험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두 질환을 의심할 만한 공통적인 증상은 1~4일, 평균 2일 후 발열(38∼40℃)이 나고, 기침을 비롯한 두통, 근육통, 콧물, 인후통 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소아 환자의 경우 오심, 구토, 설사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인후통 등은 몸이 회복된 후에도 며칠씩 지속될 수 있다.
비슷한 증상이 많으니, 두 질환의 다른 점을 기억해야 한다. 독감은 38℃ 이상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근육통,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일반적인 호흡기 증상 외에 후각이나 미각 저하, 호흡곤란 등과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어 독감과 코로나19는 신속항원검사,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을 통해 감별할 수 있다.
의학계 전문가들은 "환자 스스로 증상만 보고 두 질환을 감별하긴 어렵다. 특히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치료 받는 게 좋다"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코로나19 감염 이력, 백신 접종력 등을 확인한 후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독감으로 진단되면 ▲오셀타미비르 ▲자나미비르 ▲페라미비르 ▲발록사비르 등과 같은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며, 약 복용 기간 중 호흡곤란이나 흉통, 탈수, 경련, 40℃ 이상 고열 등과 같은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독감의 경우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처럼 의무적으로 격리할 필요는 없으며, 증상 악화와 전염 우려가 있다. 해열 후 24시간이 지나 감염력이 소실될 때까진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특히 고령자를 비롯한 고위험군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가 백신 추가접종 8일부터 시작
전문가들은 이같은 혼란이 가중되지 않게 하려면, 또는 겨울 재유행의 규모를 줄이려면 동절기 추가접종을 해야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18∼59세를 대상으로 모더나와 화이자의 오미크론 BA.1 변이 기반 2가 백신(개량백신)을 활용한 동절기 추가접종을 확대했다. 14일부터는 화이자의 BA.4/5 기반 2가 백신 접종도 시작한다.
중대본에 따르면, 18세부터 59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모더나와 화이자의 BA.1 기반 2가 백신(개량 백신)을 활용한 동절기 추가접종이 시작되며, 이번 추가접종은 모더나의 오미크론 변이 BA.1 기반 백신, 화이자의 BA.1 기반 백신, 화이자의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인 BA.4/5 기반 백신 등 3가지 2가 백신 중 하나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도 코로나19 특별대응단 정례 브리핑을 통해서 "눈에 띄는 변이가 없더라도 겨울 재유행은 불가피하다. 고위험군은 모두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과 재작년 모두 새로운 변이 없이도 12월에 새로운 유행을 겪었다. 변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올해 12월도 어느 정도의 유행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변이의 우세종 가능성에 대해서는 "BQ.1과 BQ.1.1, XBB 등 변이가 증가하는 초입에 들어서 있는데, 12월이 되면 새로운 변이가 우세종이 될지 판가름이 날 것"이라며 "전체 유행 규모 감소를 위해선 예방접종만 한 것이 없지만, 현재 예약률이 매우 낮다. 과거와 달리 전파력이 높은 상황에서 고위험군은 모두 (동절기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60세 이상 중 백신과 감염에 의한 것을 모두 합쳐도 전체의 35%만 면역을 제대로 갖췄다. 나머지 65%는 동절기 백신을 맞지 않으면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