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정소영 기자] 산업 전문가들은 향후 2년 내 한국 경제를 위협할 최대 요인으로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를 꼽으며,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복합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대외 리스크는 커지는데 반해 정책 대응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환율·공급망 등 개별 현안을 넘어선 통합적 국가 리스크 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5대 대외 리스크 중 ‘경제 리스크’ 가장 위험
2026년,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점점 더 불안해지고 있다. 산업 전문가들은 앞으로 2년 안에 한국 경제와 산업에 가장 큰 충격을 줄 위험 요인으로 ‘경제 리스크’, 그중에서도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 변화를 꼽았다.
산업연구원(KIET, 이원복·이소라 부연구위원)이 2025년 7~8월 산업 전문가 1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5대 대외 리스크(경제·지정학·환경·사회·기술) 가운데 경제 리스크가 가장 위험한 부문으로 평가됐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 환율 변동성, 유가와 원자재 가격, 공급망 위기 등이 기업과 국민 경제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됐다.
산업 전문가들은 “경제 리스크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동시에 영향을 미쳐 충격이 빠르게 퍼지고, 파급 범위도 크다”고 진단했다.

◆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 복합위기 대비해야”
세부 리스크 요인별로 보면,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 변화’가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자유무역보다는 보호무역과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는 흐름이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뒤이어 ▲물가 불안정 ▲환율 변동성 ▲금융시장 불안정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공급망 위기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산업 전문가들은 “무역 장벽 강화, 미·중 갈등, 주요국의 수출 규제 확대가 한국 기업의 수출과 고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후변화 대응이나 사회 양극화 같은 중장기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순위가 내려갔지만, 이는 ‘위험이 사라진 게 아니라 당장의 경기·물가·환율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업종별로 살펴봐도 공통된 우려는 분명했다. 모든 산업에서 ‘글로벌 실물경제 부진’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ICT(정보통신기술) 업종은 세계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경기 변동에 특히 민감했고, 기계·소재·신산업 분야는 지정학 리스크와 환경 규제, 공급망 불안까지 복합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전문가들은 “기업들은 환율, 유가, 원자재 가격 변동성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리스크들이 서로 얽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는 환율 불안, 금융시장 불안,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고, 기술 리스크는 사이버 공격과 정보 인프라 마비로 확산될 수 있다.

산업 전문가들은 이를 ‘복합위기’ 가능성으로 진단했다. “한 가지 리스크만 관리해서는 부족하고, 중심 리스크와 그에 연결된 연관 리스크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 “리스크와 정책 대응의 괴리 줄여야”
문제는 이런 위험이 커지는 데 비해, 정책 대응 능력은 오히려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는 점이다. 특히 정보 인프라·네트워크 오류, 환율 변동성, 사회 양극화 등에 대한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산업연구원은 “경제가 디지털화되고 대외 의존도가 커지면서 충격 노출은 커졌는데, 정책의 완충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민간 리스크가 공공 리스크로 전이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산업 전문가들은 “2026년을 대비해 단기적으로는 물가·환율·금융시장 불안에 선제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무역 구조 다변화와 공급망 안정화, 수출 산업 고도화 등 구조적 대응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리스크의 순위가 내려갔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사회 양극화와 기후 대응 같은 문제도 계속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은 “경제·지정학·기술 리스크는 초고위험 구간으로 들어섰는데, 정책 대응은 오히려 분절적이다. 이제는 개별 대응이 아니라 통합적·연계적 대응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