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정소영 기자] 지난 22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일대에서는 오염된 미군기지 반환부지에서 운영 중인 ‘용산 어린이정원’의 즉각 폐쇄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걷기 행동이 펼쳐졌다. 녹색연합, 용산시민회의, 정치하는엄마들, 대학생 연합 환경동아리 푸름 등 환경·시민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번 ‘윤석열표 오염공간, 용산 어린이정원 폐쇄를 요구하는 용산 시민걸음’에는 약 50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국립중앙박물관을 출발해 용산 어린이정원 정문을 지나 전쟁기념관 앞까지 약 한 시간가량 행진했다.
◆ “윤석열 정부의 졸속 개방, 이재명 정부에서도 그대로”
주최 측은 2023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미군기지 반환부지의 오염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않은 채 어린이정원을 무리하게 개방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재명 정부 역시 해당 운영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서는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폐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9월 2일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 사업설명안에서 ‘용산공원조성 및 위해성 저감 사업’의 일환으로 용산 어린이정원 운영 예산 약 200억원이 편성된 사실이 주최 측의 비판 근거로 제시됐다. 중기재정계획에는 2029년까지 비슷한 규모의 예산 투입이 반영되어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용산시민회의 김은희 대표는 “연말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로 옮겨 윤석열 정부와 선을 긋겠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정작 어린이정원 개방이라는 잘못된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면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 어린이정원 앞 퍼포먼스…“안전한 공원으로 돌아오길”
행진단은 용산 어린이정원 정문 앞에서 광목천을 펼쳐 시민들이 직접 글과 그림을 남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들이 천 위를 촘촘히 채웠다.
전쟁기념관으로 향하는 동안 풍물패가 선두에서 공연을 펼쳤고, 참가자들은 “윤석열표 용산 어린이정원 폐쇄”, “시민에게 안전한 공원을 돌려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행진을 지켜보거나 휴대전화로 기록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우선 폐쇄하고 제대로 정화해야”…참가자 발언 이어져
마무리 집회는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렸다. 사회를 맡은 김숙영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2021년 환경공단과 미군이 실시한 위해성 조사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오염물질이 검출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재명 정부가 ‘위해성 저감’ ‘시민 의견 수렴’ 등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폐쇄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율동패의 공연을 시작으로 참가자 발언이 이어졌다. 용산구 효창동 작은도서관 고래이야기의 용은중 사서, 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 활동가 애붕, 대학생 문채린 씨가 차례로 발언하며 오염정화와 시민 안전을 위한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집회의 마지막 퍼포먼스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가면을 쓴 시민이 오염된 용산 어린이정원 지도의 ‘핫스팟’ 위에 ‘폐쇄’ 자물쇠를 거는 상징 행동을 펼쳤다. 시민들은 “다시는 오염된 땅 위에 졸속 공원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외침과 함께 행사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