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정소영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노후 전동차 교체 사업에서 상습적인 납품 지연과 선금 유용 의혹을 일으킨 철도차량 제작사 ㈜다원시스(대표이사 박선순)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공사는 다원시스가 5호선 신조 전동차 구매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지급된 선금 중 약 400억원의 사용처를 증빙하지 못한 점을 근거로 사기 혐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와 함께 추가 유지보수 비용 발생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와 선금 회수 절차도 병행하며, 향후 발주 체계를 개편해 재발 방지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원시스, 지급된 선금 가운데 407억원에 대한 세부 증빙자료 제출 못해"
서울교통공사는 5호선 신조 전동차 구매 계약과 관련해 철도차량 제작업체 다원시스와 박선순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수원 영통경찰서에 고소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공사는 열차 납품 지연 장기화와 계약 위반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사업은 노후 전동차 교체를 위해 2023년 체결된 계약으로, 5호선 전동차 200칸을 도입하는 내용이다. 총사업비는 약 2200억원 규모다. 그러나 계약 이후 2년이 넘도록 설계가 완료되지 않아 정상 납품이 어려울 것으로 공사는 보고 있다.
다원시스는 올해 2월 초도품을 납품하기로 했으나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한 칸도 납품하지 못한 상태다. 계약상 납기 기한은 내년이다. 공사 측은 기초 단계에 해당하는 사전 설계조차 완료되지 않았으며, 업체가 제출한 공정 만회 대책 역시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선금 사용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관련 기준에 따르면 선금은 계약 건의 자재비와 노무비 등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다원시스는 지급된 선금 가운데 407억원에 대한 세부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공사는 해당 자금이 타 사업 적자 보전 등 임의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선금 반환 청구와 보증보험 청구 등 회수 절차에 착수했다. 공사는 2023년 11월부터 선금 사용 내역서를 제출받아 적정성 검증을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납품 지연이 장기화로 유지보수 비용 추가 부담... 손해배상 청구소송 계획"
납품 지연 문제는 다른 노선 계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공사와 다원시스가 2021년 체결한 5·8호선 전동차 298칸 공급 계약 역시 납품 지연이 장기화되고 있다. 다원시스는 지난해 7월 김천공장에 해당 물량 생산 전용 라인을 확보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으나 이행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부품 공급업체에 대한 대금 미지급으로 주요 자재와 부품 수급 불안정도 지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공사는 노후 전동차를 계속 운행하기 위한 중정비 검사와 정밀안전진단 등을 실시하면서 약 104억원의 유지보수 비용을 추가 부담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1월 12일 이 같은 손해 비용을 다원시스 측에 통보했으며, 미납 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통해 비용을 회수할 계획이다.
5·8호선 298칸 계약과 관련해서도 선금 용도 외 사용 의혹이 제기됐다. 다원시스는 지난해 11월 선금을 전액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이 가운데 588억원에 대한 세부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공사는 서울시 선금 검증 용역 및 종합감사 결과에 따라 추가 고소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전사 차원의 신조 전동차 제작 리스크 안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전문 회계사를 투입해 선금 검증 용역을 진행하고, 법률 컨설팅을 통해 납품 지연과 제작사 경영 여건 악화 등 이례적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반복되는 납품 지연 문제를 줄이고 품질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발주 및 평가 체계를 전반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제작사 재무구조에 대한 배점을 높이고, 저가 수주 방지 대책을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민사상 지체상금 부과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고, 범죄 의혹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사를 의뢰했다"며 "노후 전동차로 인한 시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체 사업의 공정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