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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밥상 뒤흔든 독·과점 탈세…국세청, 먹거리 기업에 1785억원 추징

가격 올리고 세금은 피했다…'장바구니 물가 주범' 정조준한 국세청
담합·폭리·탈세의 고리…먹거리·생필품 기업에 칼 빼든 국세청

[KJtimes=김지아 기자] 고물가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국세청이 국민 먹거리와 생필품 가격 상승의 이면에 숨은 구조적 탈세 행태를 정조준했다. 독·과점 지위를 앞세워 가격을 인상하고, 그 과정에서 세금을 회피한 기업들에 대해 대규모 추징이 이뤄졌다.

국세청은 담합·독과점 구조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탈세를 저지른 먹거리·생필품 관련 업체들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총 1,785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물가 불안을 초래한 기업의 조세 회피 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이른바 '4차 물가 세무조사'의 일환이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가공식품 제조업체, 농축수산물 유통업체, 생필품 제조업체 등 총 103곳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1차 조사 대상 53곳을 종결한 결과, 탈루 혐의 금액은 3898억원에 달했고 이 중 1785억원이 실제 추징으로 이어졌다. 특히 국민 먹거리와 직결된 독·과점 업체 3곳이 전체 추징액의 약 85%인 1500억원을 차지했다.

이들 업체는 시장 지배력을 활용해 손쉽게 가격을 올리는 동시에, 늘어난 이익을 각종 편법으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리베이트를 광고비로 위장하거나, 특수관계 법인에 과도한 수수료와 물류비를 지급해 이익을 이전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부풀려진 원가와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 인상의 명분으로 활용됐다.

◆"가격 인상은 소비자 몫, 이익은 탈세로 은닉"

대표 사례로 꼽힌 한 가공식품 제조업체는 판매점에 거액의 리베이트를 지급하면서 이를 광고비로 처리해 세금을 축소 신고했다. 또 원재료 구매대행을 명목으로 특수관계 법인에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해 이익을 이전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부당 비용이 제품 가격 20%가 넘는 인상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아이들 간식으로 알려진 또 다른 가공식품 업체 역시 특수관계 법인에 과도한 물류비를 지급해 유통비용을 부풀렸고, 이는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농축산물 유통업체의 경우, 할당관세 혜택으로 원가를 낮추고도 가격을 오히려 인상한 뒤, 유통비를 가장해 이익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됐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탈세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일부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로열티와 광고비를 신고하지 않거나, 실제 근무하지 않는 가족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소득을 축소했다. 가격 인상과 동시에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신규 가맹비 등은 누락한 사례도 확인됐다.

국세청은 설 명절을 앞두고 착수한 4차 세무조사에서 가공식품 제조업체, 농축산물 유통업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등 14개 업체를 추가로 조사 중이다. 이들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5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공정위와 검찰 수사로 담합이나 독·과점 구조가 확인된 업체에 대해서는 즉시 조세 탈루 여부를 정밀 분석해 대응할 것"이라며 "물가 불안을 야기하면서도 정당한 세금을 회피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의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면서 뒤로는 탈세를 일삼아온 기업 관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지, 이번 국세청 조치의 파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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